전시회 다녀온 뒤로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부스 운영 어땠어요?" 예요.
음, 어떻게 답해야 할까요. '잘했어요'라고 하기엔 3일 동안 본 게 너무 많고, '5,000명 왔어요'라고 하기엔 그 숫자 뒤에 묻힌 이야기들이 너무 아깝습니다.
그래서 글로 풀어봅니다.
AI EXPO KOREA 2026, ONS가 운영한 Dify 부스의 3일, 시작합니다.
시작은 회의실이었습니다.
부스 회의에서 제일 오래 싸운 건 디자인이 아니었어요. "방문객한테 뭘 보여줄 거냐." 이 한 줄이었죠.
여러분도 AI 전시회 가보셨을 거예요. 부스마다 풍경이 비슷하잖아요. 4K 영상이 루프로 돌고, "효율 90% 향상" 같은 큼지막한 숫자가 벽에 박혀있고, 잘 만든 슬라이드를 담당자가 친절하게 설명해주고. 보기엔 좋은데, 부스를 나서면 머릿속에 잘 남지 않아요. 다 비슷하게 멋지거든요.
며칠을 토론하다가 이거다 싶은 아이디어는,
"우리가 매일 슬랙으로 받는 그 보고서들, 그냥 들고 가면 안 돼요?
그게 제일 솔직한 자랑인데."
그 순간 방향이 잡혔습니다. 사내에서 진짜로 굴리고 있는 AI 에이전트들을, 그대로 부스에 가져가자. 모니터 5대, 담당자 5명, 직접 눌러보고 결과까지 받아갈 수 있는 5개의 워크플로우. 부스 슬로건은 처음부터 정해져 있었어요.
"모든 직원에게 각자의 AI를"
3일간 5,000명 넘는 분들께 전하고 싶었던 단 하나의 메시지였습니다.
AI를 담은 모니터 5대, 5가지의 실제 이야기
부스에 들어오시면 왼쪽부터 1번 모니터. 가장 큰 화면, 가장 무거운 자리예요. 그리고 가장 안쪽 5번까지, 모니터 다섯 대가 각자의 역할로 자리 잡았어요.
1. AI 오케스트레이터
여기는 부스의 '안내데스크' 같은 자리였어요. 다른 모니터들이 시연 중심이라면, 여긴 "그래서 이게 다 뭔데요?"에 답해야 했거든요.
화면에는 멋진 결과물 대신 Dify의 노코드 워크플로우 캔버스를 띄워뒀어요. LLM 노드, 지식 검색 노드, 코드 노드, 분기 노드. 담당자가 캔버스 위에 노드를 끌어다 연결하는 모습 자체를 보여드렸죠. 결과보다 과정을 보여주는 자리였어요.
여기서 가장 기억에 남는 질문은,
"Google AI Studio랑 뭐가 달라요?"
이 질문, 사실 너무 좋아했어요. 시장의 인식이 그만큼 정교해졌다는 뜻이거든요. 답은 정해져 있었습니다.
"AI Studio가 '모델을 가지고 노는 곳'이라면, Dify는 '모델을 가지고 일하는 곳'이에요."
프롬프트 한 줄 던지고 답 받아보는 실험. 그건 AI Studio가 잘해요. 하지만 사내 지식베이스를 연결하고, 부서별 권한을 나누고, 워크플로우를 운영 환경에 배포하고, 누가 어떤 에이전트를 얼마나 쓰는지까지 추적하는 것부터가 엔터프라이즈 AI의 진짜 시작이거든요.
2. AI 페르소나 스튜디오
AI오케스트레이터 바로 옆의 콘텐츠로 방문객이 두번째로 많았습니다.
MBTI, 좋아하는 색, 동물, 살고 싶은 세계관, 캐릭터의 분위기. 다섯 가지만 입력하시면 세상에 단 하나뿐인 캐릭터 이미지가 생성됩니다. 결과물 받아보신 분들의 반응은 거의 두 가지로 갈렸어요.
"한 장만 더 뽑아주세요" (재시도)
"이거 어떻게 만드신 거예요?" (워크플로우 뜯어보기)
저희가 노린 게 정확히 두 번째였어요. 재미로 들어와서, 호기심으로 머문다. 이 두 단계가 이번 부스의 핵심 동선이었거든요.
이미지가 생성되는 30초 사이에 담당자가 옆 화면에서 Dify 워크플로우 캔버스를 펼쳐 보여드렸어요. "여기서 LLM이 페르소나를 해석하고, 여기서 이미지 프롬프트로 재구성한 다음, 여기서 이미지 모델을 호출합니다." 30초짜리 결과물 뒤에 30분짜리 사고 흐름이 보이는 순간이요.
이게 사실 Dify의 진짜 매력이에요. '결과'보다 '구조'가 보이는 도구. AI를 블랙박스로 두지 않고, 누구나 그 안쪽을 들여다볼 수 있어, 어항속 물고기의 동선을 투명하게 관찰 할 수 있는 기분입니다.
3번. 스마트 브로슈어 OCR 분석기
전시회 가시면 손에 브로슈어 더미 잔뜩 들고 다니시잖아요. 저희는 그러한 현장 준비물을 활용하면 인상적으로 Dify를 소개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습니다.
방금 옆 부스에서 받아오신 브로슈어를 우리 카메라에 비추세요. OCR이 텍스트를 추출하고, 에이전트가 그 회사 솔루션을 ONS 사업 영역과 매핑한 다음, "이 회사와 협업하면 이런 접점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영업 보고서를 1분 안에 뽑아드려요.
영업팀장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일을, AI가 자동으로 대신해주는 거죠. 미팅 끝나고 사무실 돌아가서 정리할 그 일을, 부스 앞에서 끝내드린다는 의미고요.
이걸 본 한 대기업 마케팅 임원분이 농담 반 진담 반으로 그러시더라고요.
"이거 우리 영업팀에 깔면, 영업기획팀이 사라지겠는데요?"
그 자리에서 명함이 오갔습니다. 농담이 아닌 거, 저희도 알고있습니다.
4번. 나라장터 스마트 브리핑
여기서부터는 톤이 좀 진지해집니다. 4번 모니터는 시연이 아니거든요. 저희가 매일 아침 슬랙으로 진짜 받아보는 보고서 였기 때문입니다.
매일 새벽, 나라장터에 올라오는 수백 건의 공고 중에서 우리 비즈니스 키워드(AI 인프라, GPU 서버, Kubernetes, 데이터 플랫폼 등)에 해당하는 공고만 필터링합니다. 각 공고의 핵심 — 발주처, 예산, 마감일, 주요 요구사항, ONS가 대응할 수 있는 포인트 — 까지 정리해서 매일 아침 9시 전에 슬랙으로 발송돼요.
방문객분들이 가장 놀라셨던 건 "이게 그냥 우리 회사 일상 업무"라는 부분이었습니다. 시연용 보고서가 아니라, 진짜로 그날 아침 받아본 보고서를 그대로 띄워뒀거든요.
한 공공기관 담당자분이 30분 가까이 부스에 머무시면서 "이걸 우리 조달팀에 적용하면 얼마나 걸리겠냐"를 구체적으로 물어보고 가셨습니다. 사내 보고 체계, 보안 요건, 데이터 위치까지 깊이 들어가는 대화였고, 그분 명함은 따로 챙겨뒀습니다.
5번. Text-to-SQL 에이전트
부스 가장 안쪽, 가장 진지한 토론이 오갔던 자리였던 것 같습니다.
DB 스키마를 RAG 지식베이스에 등록해두면, 사용자는 그냥 한국어로 물어보시면 됩니다. "지난 분기 매출 상위 5개 지점 보여줘", "이번 달 신규 가입자 중 30대 비율은?", "재고 50개 미만인 상품 리스트." 에이전트가 스키마를 읽고, SQL을 생성하고, DB에 쿼리를 날리고, 결과를 다시 자연어로 돌려드려요.
이 부스 앞에서 가장 많이 등장한 단어는 "우리 DBA가 보면 어떨까요" 였어요. 그리고 그 다음으로 많이 들은 말은 "내일 우리 사무실에 와서 같은 거 한 번 더 보여줄 수 있어요?"
재밌었던 건 CTO도, 데이터 엔지니어도, 현업 부서장도 같은 화면 앞에서 멈춰 서셨다가 질문을 주셨습니다. 그런데 각자 보는 게 달랐어요. CTO는 운영 비용을, 엔지니어는 구현 디테일을, 현업 부서장은 "내가 직접 쓸 수 있겠다"는 가능성을요. 하나의 화면 앞에서 세 가지 다른 미래가 그려지는 풍경, 부스 운영하면서 가장 흥미로웠던 순간이었습니다.
자연어와 데이터 사이의 마지막 장벽을 어떻게 무너뜨릴 것인가, 지금 모든 기업의 데이터 조직이 마주한 숙제를 5번 모니터 앞에서 같이 그려봤습니다.
Q. 저기 작은건 뭐예요?
A. 아, Dell Pro Max with GB10 이예요.
이번 부스의 의외의 주인공이에요. NVIDIA Grace Blackwell이 들어간 데스크탑 사이즈의 AI 워크스테이션. 솔직히 저희도 처음엔 "부수적으로 전시해두자" 정도로 생각했는데, 부스 열어보니 의외로 관심 받은 것 중 하나였어요.
"이걸로 진짜 LLM이 돌아간다고요?"
저희가 보여드리고 싶었던 건 단순한 하드웨어 스펙이 아니라 "AI 인프라는 더 이상 데이터센터의 전유물이 아니다"라는 메시지였어요. 폐쇄망 환경, 보안 민감 산업, 현장형 AI가 필요한 곳 — 거기에 정확히 맞는 폼팩터가 등장했고, 그 위에 Dify를 얹어서 어떤 시나리오가 가능한지를 풀어드렸죠.
규제 산업의 IT 책임자분들이 이 부스에서 가장 길게 머무셨어요. 금융, 공공, 방산. "우리 사무실엔 클라우드 못 쓰는데, 이거면 가능하겠는데요?" 라는 말이 여러 번 나왔고요. PoC 문의 4건 중 절반이 여기서 시작된 대화였습니다.
작은 박스 하나가 의외의 인기 메뉴였습니다.
전시회 참가 역사상 가장 바빴던 3일
부스 운영팀은 총 8명이었어요. 모니터마다 담당자 1명씩, 백업과 응대를 포함해서요. 처음 계획할 때는 "쉬는 시간엔 교대해야지" 했는데요. 솔직히 그 계획은 첫째 날 점심에 폐기됐어요.
부스 오픈부터 마감까지, 모든 모니터 앞에 사람이 끊긴 적이 없었어요. 점심은 김밥을 부스 뒤에서 한 입씩, 사진 찍을 시간은 다음 일정으로 미루고, 손에 든 커피잔이 식어가는 걸 보면서도 다음 방문객 응대로 넘어가야 했어요. 운영팀이 가장 자주 한 농담은 "발이 부어요" 였고, 가장 만족스러운 풍경이기도 했어요.
마지막 날 마감 시간을 30분 넘겨 부스를 정리한 것도 우리 부스가 유일했을 거예요.
숫자, 그리고 숫자 너머
전시회 정리하면서 숫자를 뽑아봤어요.
누적 방문 5,000명+
정식 PoC 문의 4건
수십 건의 후속 미팅 요청과 명함 교환
0건의 한가한 시간
근데 솔직히, 진짜 남은 건 숫자 너머에 있어요.
3일 동안 우리가 부스에서 가장 강하게 체감한 건, 방문객분들의 질문이 바뀌고 있다는 거였어요.
작년까지만 해도 "AI 어떻게 도입해야 하나요?" 가 주된 질문이었거든요. 일반론, 큰 그림, "다른 회사들은 어떻게 하고 있나요?". 그런데 이번 전시에서는 달랐어요.
"우리 영업팀에 깔면 어떻게 될까요?" "우리 조달팀에 적용하려면 뭐가 필요해요?" "우리 DBA가 보면 뭐라고 할까요?"
전부 '우리'가 붙은 질문들. 일반론에서 구체론으로. 도입의 시대에서 운영의 시대로. "AI를 한다"는 화두에서 "우리 부서마다 어떤 AI를 갖춰야 하는가"라는 화두로요.
이 변곡점의 한가운데에 Dify가 있고, 그 옆에 ONS가 서 있다는 걸 3일 내내 체감했습니다.
부스 슬로건이었던 "모든 직원에게 각자의 AI를" 이건 사실 방문객분들께 드린 약속이라기보다, 저희가 스스로에게 한 다짐이었어요. 이 시장의 흐름을 누구보다 빠르고, 정확하고, 그리고 책임감 있게 만들어가겠다는 다짐이요.
부스는 닫혔지만, 이야기는 이제 시작이에요
PoC 문의 주신 네 분의 고객사와는 이미 후속 미팅이 잡혀가고 있어요. 부스에서 명함을 주고받지 못한 분들께도, 이 글이 닿으면 좋겠어요.
ONS는 Dify 한국 공식 파트너로서, 그리고 25년간 엔터프라이즈 IT 인프라를 책임져 온 팀으로서, 여러분 회사의 "우리 부서엔 어떤 AI를 만들어야 할까" 라는 질문에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답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다음 부스는 더 커지고, 다음 시연은 더 깊어질 거예요. 그때까지 저희는 매일 아침 슬랙으로 보고서를 받고, 캐릭터를 만들고, 자연어로 DB에 묻고 그러니까, 각자의 AI와 함께 일하는 일상을 계속 만들어 가고자 합니다.
부스에서 만난 모든 분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전시회 운영팀, 3일 동안 정말 수고 많았단 이야기 전하고 싶습니다.
오픈네트웍시스템 ㅣ 권태규